Liao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有情)\'을 따나 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에는 한정이 없고 휴일도 없다.
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辞)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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